정책·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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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대비 "급성의료 위주" 의료체계 변화 전망

작성일 : 2017-05-30 10:06 수정일 : 2018-10-11 18:08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은 초고령사회에 대비, 급성기의료 위주의 의료체계를 바꾸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9일 서울의대 학생관에서 열린 '한국형 호스피스 완화의료 모형 개발 및 구축 방안' 주제 심포지엄 토론자로 참여한 권준욱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은 2025년까지 현재의 병상을 재분류해 급성기 외에 재활·호스피스 등 의료기관의 틀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65세 인구와 15세 이하 인구가 1대 1이 될 정도로 급속히 고령화 되고 있지만 여전히 급성기 환자를 진료해야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이같은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고 밝혔다.
권 정책관은 "앞으로 보건복지부는 급성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치매·정신건강·호스피스 및 완화의료 등을 의료의 한 분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보건의료 정책으로 내세운 '국가치매관리책임제'와 함께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에 따른 호스피스가 의료의 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패러다임 변화를 보건의료발전 5개년 종합계획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지금은 말기 암·후천성면역결핍증·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만성 간경화 환자가 호스피스 전문의료기관으로 가거나 호스피스 의료인이나 자원봉사자를 만나야 호스피스를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예방접종을 받듯이 필요하면 어느 의사, 어느 의료기관에 가더라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궁긍적인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방향"이라고 언급한 권 정책관은 "현재 호스피스 기관이 78곳에 불과하지만 곧 중앙호스피스센터와 권역호스피스센터를 지정할 계획"이라며 "호스피스 전문기관은 꼭 입원형을 안해도 전문형이나 자문형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 구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사의 인식 개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권 정책관은 "의사·한의사·치과의사·간호사 등 의료인에 대해 의료·생명 윤리를 비롯해 호스피스·연명의료에 대한 교육도 진행할 것"이라면서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은 추진단을 구성해 학계·시민단체 등과 의견을 나누면서 최대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원은 "일본과 대만은 가정호스피스가 자리잡은 상태에서 도입했다.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하고, 호스피스 전달체계를 곧바로 이식할 순 없다"면서 "가정에서 호스피스를 받는 게 바람직하지만 현행 의료전달체계에서는 장벽과 숙제가 많다. 의료보험제도에서 정책과 의료공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유자 전 가톨릭 간호대학 교수는 "호스피스 전문인력이나 완화의료팀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상자와 기관을 확장하게 되면 자칫 호스피스가 죽으러 가는 곳이라는 나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 느리더라도 제대로 단단한 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기 위해 전국 호스피스 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독립기관·종합병원·가정 등의 호스피스 형태별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윤선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고려의대 교수)은 "호스피스와 완화의료가 각자 딴 생각으로 연명의료결정법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단절이 아닌 통합과 연계를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우리 사회는 사회적 입원이 많고, 가정 방문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사회경제적 비용에 대한 부담은 하지 않고 호스피스 기관에만 희생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최철주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은 "죽음의 질을 개선하는 제도 시행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실제 이를 담당해야 할 의사·영적 치유자들이 죽음학에 대해 교육을 받지 않았다. 죽음에 직면한 환자에 대해 인문학적 접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교육·문화·제도 개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명희 소비자와 함께 대표(동국대 명예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다지만 피부에 가까이 와 닿지 않는다. 죽음의 방식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어디에, 어떻게 서명을 해야 하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면서 "대국민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김일순 연세대 명예교수는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앞으로도 갈길이 멀고, 험할 것"이라며 "환자·환자가족·의료인·호스피스 종사자 등이 죽음에 대해 인식하고, 대화하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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