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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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약보다 비싼 처방약 청구한 약사 "업무정지"

작성일 : 2017-05-26 09:08

 

의사의 처방전과 다른 약을 주면서 동의를 거치지 않았고, 대체약보다 비싼 처방약으로 요양급여비를 청구한 약사가 약사법 위반에 관한 형사 사건에서는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행정법원의 칼날은 피하지 못했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A약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요양기관 업무정지처분 및 부당이득금 부과 처분(2016구합54053)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비환수결정 처분 취소 소송(2016구합63590 병합)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 역시 원고가 모두 부담토록 했다.
A약국이 덜미를 잡힌 것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특정의약품 보유량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부터. 심평원은 2013년 2월 19∼21일 A약국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 2009년 5월∼2012년 4월까지의 요양급여 내역을 파악했다.
심평원은 "현지조사 결과, A약사는 생물학적 약효 동등성이 인정된 의약품으로 대체조제를 하면서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에게 사후 통보를 하지 않았고, 생물학적 약효 동등성을 인정받지 않은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 조제할 경우에는 미리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에게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건보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때 대체의약품이 아닌 가격이 더 비싼 처방 의약품으로 청구, 1491만 원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사실도 밝혀냈다.
조사대상 기간(36개월)의 요양급여비용은 총 22억 8971만 원 규모였으며, 부당금액(1491만 원)을 기준으로 월평균 부당금액은 41만 4275원(부당비율 0.65%)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5년 12월 18일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 제1항 제1호에 근거, A약국에 대해 10일 업무정지 처분을 했다. 건보공단은 2016년 2월 12일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에 근거, 1491만 원을 환수처분했다.
A약사는 "조사대상 기간 이전의 재고량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기간 동안 구입한 의약품과 요양급여비용 청구 의약품 수량을 비교해 대체조제를 했다고 단정했다"면서 현지조사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또 관련 형사 사건에서 약사법 위반죄의 혐의 사실에 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실을 들어 "행정처분을 인정해선 안된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조사대상 기간 중 플루코나졸을 주성분으로 하는 약제(플루맥스캡슐·푸루나졸캡슐 50mg)는 1278정을 소비했지만 청구량은 2724정이나 된다"면서 소비량과 청구량에 차이가 나는 점에 주목했다.
"플루코나졸과 성분·함량·제형 등이 같아 대체조제가 가능한 태극플루코나졸캡슐·유니코나졸캅셀·다나칸캡슐은 1060정을 소비했지만 요양급여비용으로 청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재판부는 대체조제에 무게를 실었다.
또 현지조사 당시 A약사가 사실확인서에 '의약품 거래 내역을 의약품관리종합센터에 신고한 내용과 같다', '원외 처방전을 발행한 의사의 사전·사후 동의 없이 약을 대체조제 투약하고 원외 처방전대로 본인 일부 부담금을 징수한 후 원외 처방전대로 청구한 사실이 있다'고 작성·서명한 사실을 증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행정처분은 행정 목적의 달성을 위해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해 가하는 제재이므로 증명의 정도가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할 때와 같이 합리적인 의문의 여지가 없을 정도까지는 이르지 못할지라도 적어도 처분 사유의 적법성을 인정하기에는 충분한 정도로 증명이 있으면 가능하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행정법원 판결에 불복한 A약사는 서울고등법원(2017누50005)에 항소, 다시 판결을 받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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