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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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모를 만성 요통, 심리요법으로 치료 가능

작성일 : 2021-10-05 10:47 작성자 : 신준호 (kmaa777@naver.com)

ⓒ아이클릭아트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요통을 심리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사이언스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요니 아샤르 심리-정신과학 교수 연구팀은 신체적 원인이 불분명한 1차성 만성 통증(primary chronic pain)에 심리요법인 ‘통증 재처리 치료’(PRT, Pain Reprocessing Therapy)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의 통증 심리학자 앨런 고든이 개발한 PRT는 신체 손상이 없거나 신체 손상 회복 후에도 뇌에서 통증이 나타난다는 전제(premise)에 근거해 통증을 ‘의도적으로 잊게’(unlearn) 만드는 치료법이다. 연구팀은 PRT의 목적이 환자에게 만성 통증을 일으키는 뇌의 메커니즘을 설명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감정을 잘 해소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성 통증은 주로 신체에 발생한 문제 때문이라는 인식과 달리 만성 요통의 약 85%는 조직 손상과 같은 뚜렷한 신체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 1차성 만성 통증이다. 통증이 신체에 생긴 문제를 전달하는 일종의 경고라면 1차성 통증은 ‘허위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 PRT요법은 이 허위 경고 신호를 끄는 것이다.

1차성 통증의 원인은 부분적인 신경 회로의 오류(misfiring neural pathway)로 알려져 있다, 만성 통증 환자는 보상, 두려움과 관계가 있는 부위를 포함, 여러 뇌 부위가 급성 통증 때보다 더 활성화된다. 연구팀은 연구에서 만성 통증 환자가 특정 신경망이 민감해 가벼운 자극에도 과잉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통증이 위협적인 것이 아니라 안전하다고 생각을 고쳐먹으면 통증을 강화하는 뇌신경 회로를 진정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통증이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고 통증의 강도(0~10점)가 4점 이상인 만성 요통 남녀 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PRT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4주 동안 모두 8차례 PRT를 1시간씩, 다른 그룹엔 가짜 PRT를 시행했다. 나머지 그룹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임상시험 전후에 이들에게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가 가벼운 통증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봤다.

치료 후 PRT 환자는 66%가 통증이 완전히 또는 거의 없어진 데 비해 가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에 그쳤다. 또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10%만이 통증이 그쳤다.

4주간의 PRT는 뇌의 연결망(network)에 변화를 가져와 통증을 잊게 했으며 이러한 효과는 치료 후 1년이나 지속됐다.

이 정도의 통증 감소와 통증 감소의 지속성은 그 어떤 만성 통증 치료법 임상시험에서도 나타나기 어렵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PRT 치료 환자들의 뇌를 fMRI로 스캔하면서 가벼운 통증 자극에 노출했다. 그 결과 통증 처리(pain processing)와 관련된 뇌 부위인 전측 뇌섬엽(anterior insula)과 전측 중심부 대상피질(anterior midcingulate)의 활동이 상당히 조용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심리치료가 만성 통증에 잠재력이 크고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신체 손상으로 뇌가 겪은 신경 회로의 변화는 신체 손상이 완전히 복구된 후에도 오랫동안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의 원인이 뇌에 있다면 그 해결책도 뇌에 있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치료법이 만성 요통 이외에 다른 만성 통증에도 효과가 있는지를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정신의학’(JAMA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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