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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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식단, 정말로 건강한가?

작성일 : 2021-11-19 17:01 작성자 : 신준호

ⓒ아이클릭아트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저탄고지 식단이 2016년부터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탄수화물은 전체 섭취 칼로리의 10% 미만으로 극단적으로 줄이고 대신 지방 섭취를 70% 이상 늘리는 저탄고지 식단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통념이 퍼진 것이다.

저탄고지 식단은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해 ‘케토시스(ketosis)’를 유도하는 것이 주된 원리이다. 케토시스는 탄수화물이 분해돼 생기는 포도당 대신 지방산 대사의 부산물인 케톤체(ketone body)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대사 상태다.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은 탄수화물인데, 이 다음으로 사용하는 것이 지방이다. 지방은 간으로 이동해 잘게 쪼개져(케토시스) 케톤체로 바뀌고 이것이 혈류를 타고 각 조직에 운반되어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저탄고지 식단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지방산 대사 부산물인 케톤체를 대신 사용하게 해 지방을 줄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적 원리로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저탄고지 식단은 사실 건강에 좋지 않다.

지방 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케톤체는 산성을 띄는데, 피 속에서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이 산성으로 변하게 된다. 정상인에게는 이러한 혈액의 산성도 변화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오래 지속하면 심각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또한 저탄고지 식단은 일부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지속하기 어렵고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 특히 포도당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뇌의 포도당량이 떨어지면 저혈당 쇼크가 올 수도 있다. 신장에 무리를 줘 신장결석의 가능성을 높이며, 당뇨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저혈당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기형적인 특이식단이라 정상 식단으로 다시 돌아오면 다시 체중이 증가하는 요요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빠진 근육 대신 지방이 쌓여 비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심각한 경우에는 갑자기 인슐린의 분비가 낮아져 탈수현상과 전해질 불균형이 나타나 두통, 어지럼, 메스꺼움, 경련, 신경과민 등을 유발한다. 소변에 칼륨, 전해질의 배출이 일어나며, 이른바 케토플루신드롬이라는 증상, 즉 무기력, 정신혼미, 심할 경우 발작, 혼수 등이 나날 수도 있다.

저탄고지 식단은 U.S.뉴스&월드리포트지에서 전문가 패널에게 의뢰한 결과 최악으로 선정된 식사법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 하버드대학 공중보건대 프랭크 삭스 교수 연구팀은 저탄수화물 또는 고지방·고단백 식단이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지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다이어트를 위해 저탄고지 식단을 시도하는 게 큰 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있다면 영양이 균형 잡힌 식단을 짜고 활동량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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