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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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센터서 옴 방치된 90대 사망…소극대응 논란

센터장 업무상과실치상 송치…유족 "노인학대죄도 물어야" 이의신청 예고

작성일 : 2026-04-20 17:02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옴 감염으로 피부 상태가 심하게 악화한 모습 [A씨 유족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노인요양센터에서 옴 감염이 확인됐음에도 제때 격리·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90대 노인이 피부가 심각하게 손상된 채 결국 숨진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강원 속초시의 한 노인요양센터에 입소해 있던 90대 A씨는 지난해 5월 말 피부과에서 옴 진단을 받았다. 면회 중 어머니가 등을 심하게 긁는 모습을 목격한 딸이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은 격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놨다. 딸은 즉시 센터에 항의 전화를 했고, 며칠 후 관계자들이 모여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조처는 미흡했다. 이후 A씨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상 행동을 보였다. 이에 A씨의 딸은 담당 간호사에게 그 이유를 물었고,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옴진드기가 주로 야간에 활동하며 극심한 가려움을 유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면 장애의 원인을 정신질환으로 오판한 셈이었다. 더구나 센터가 A씨를 데려간 병원에는 피부과 전문의조차 없었다.

 

피부 상태는 계속 악화됐다. 각질이 두껍게 쌓이고 딱지가 뒤덮여 마치 코끼리 피부처럼 변했다. 결국 A씨는 입원 치료를 거쳐 타 지역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고, 옴 외에도 착란·요로감염·혈소판 감소증·저혈압 등 복합 진단을 받다가 지난해 9월 심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수사를 맡은 속초경찰서는 센터장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옴 발생 상황을 인지하고도 담당 지자체와 보건소에 통보하지 않고, 피부과 전문의 협진을 구하지 않았으며, 격리 조처도 취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노인복지법 위반(노인학대)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청결 유지, 기저귀 교체, 가정의학과 진료 등 기본 서비스는 제공됐고, 노인보호기관의 현장 조사에서도 학대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 해도 의도적 방임으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센터장 측은 "보호자가 옴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아 감염 사실을 알지 못했고, 가정의학과 진료도 보호자가 원한 것"이라며 가능한 조처를 다했다고 맞섰다.

 

유족과 함께 옴에 걸려 피해를 입은 노인 B씨 측은 노인학대죄 불송치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준비 중이다. 진단서를 직접 보여줬음에도 격리·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피해자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중심의 류재율 변호사는 "미필적으로나마 방임의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이의신청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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